드라마 <다 이루어질 지니>는 처음엔 단순한 판타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욕망과 결핍을 섬세하게 비추는 철학적인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지니는 소원을 이루어주지만, 그 소원에는 늘 대가가 따릅니다.
그 대가 속엔 사람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복잡한 마음의 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죠.
🌑 이블리스의 전설, 지니의 기원을 말하다
〈다 이루어질 지니〉 속 지니는 단순한 상상 속 존재가 아닙니다.
그 시작은 아주 오래된 전설, **‘이블리스(Iblis)’**에서 비롯됩니다.
이슬람 신화에서 이블리스는 불로 만들어진 존재로,
신을 가장 충실히 섬기던 피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이 흙으로 만든 인간에게 절하라 명령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불로 만들어졌습니다.
흙으로 빚은 존재에게 절할 수 없습니다.”
그 한마디로 그는 천국에서 추방되었고,
‘절망한 자’, ‘거부한 자’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죠.
하지만 신은 그를 완전히 없애지 않았습니다.
대신 인간의 마음을 시험하라는 임무를 내렸습니다.
결국 이블리스는 단순한 악이 아니라,
인간의 불완전함을 비추는 그림자가 되었습니다.
〈다 이루어질 지니〉의 지니는 바로 그 상징과 닮아 있습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듯하지만, 사실은 인간의 마음을 시험합니다.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향하죠.
💫 소원은 욕망이 아니라 결핍의 언어
이 드라마 속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소원을 빕니다.
살인자, 귀농 부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까지—
그들의 소원은 단순한 욕심이라기보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 즉 결핍의 표현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이뤄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소원은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 됩니다.
🔮 복잡함 속에서도 남은 김은숙의 흔적
〈다 이루어질 지니〉는 김은숙 작가의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도깨비〉처럼 신화적 세계관을 사용하면서도,
〈더 글로리〉처럼 현실적인 메시지를 녹여냈죠.
장르적 혼합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만의 감정선—
“결국 인간은 사랑과 용서를 배우는 존재다.”
이 메시지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우리가 진짜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다 이루어질 지니〉는 결국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건, 정말 그것입니까?”
사람은 늘 소원을 빌지만,
그 소원은 욕망의 이름으로 포장된 결핍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무엇을 얻었느냐’보다
‘그 소원을 빌던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느냐’를 묻습니다.
소원을 이뤄주는 지니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마주하는 인간이 더 진실하다는 걸
김은숙 작가는 이번에도 잔잔하게 보여주었습니다.
☁️ 기대가 없었다면, 나름 괜찮았던 이야기
김은숙이라는 이름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면,
〈다 이루어질 지니〉는 충분히 볼만한 드라마였습니다.
전작들과 비교하지 않고,
그저 한 편의 판타지로 본다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김은숙’이라는 무게가 더해진 순간,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결국 이 작품은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만들어진 실험적인 도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 한줄평
“〈다 이루어질 지니〉는 판타지의 껍데기를 쓴 인간학이다.
욕망을 통해 인간을 비추고, 결핍 속에서 사랑을 묻는다.”
📌 키워드: 다 이루어질 지니 줄거리, 김은숙 작가, 김우빈 전지현 드라마, 판타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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