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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

무빙(디즈니+) — 강풀 원작 드라마, 한국형 히어로물의 시작

by 유니채콩 2025. 10. 3.

디즈니+ 《무빙》 공식 포스터

그동안은 영화 위주로 리뷰를 써왔는데요, 이번 글은 특별히 드라마 리뷰의 첫 시작이에요.
사실 드라마는 영화보다 더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감상 포인트나 여운이 또 다르더라고요.
첫 드라마 리뷰로는 많은 분들이 사랑한 작품, 그리고 저에게도 특별한 울림을 준 <무빙>을 선택했습니다.

초능력을 꿈꾸던 아이, 그리고 드라마  <무빙>

어릴 때 저는 늘 초능력을 갖고 싶다고 상상했어요.
“나는 뭔가 특별한 존재일 거야!” 하고 해맑게 믿었던 거죠. 
하늘을 날거나 순간이동을 하거나, 혹은 투명인간이 된다면 얼마나 짜릿할까?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웃기고 유치한 상상이지만, 드라마<무빙>을 보니까 그때의 마음이 스르륵 떠올랐습니다.
아, 나만 그런 생각한 게 아니구나.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 특별함을 꿈꾸고 있었구나—하는 공감이 밀려왔어요.

드라마 소개

<무빙>은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 드라마입니다.
공개 직후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며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죠.
헐리우드 히어로 영화와 달리, <무빙>은 초능력 액션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족애, 세대 간의 서사, 책임과 희생을 깊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줄거리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김봉석장희수.
하지만 사실 이들은 부모로부터 초능력을 물려받은 아이들이었습니다.
봉석은 하늘을 나는 능력을, 희수는 다친 상처도 금세 회복하는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부모 세대 역시 과거 국가 비밀 임무에 연루된 초능력자들이었고, 그 과거가 현재와 맞물리면서 큰 사건이 펼쳐집니다.
능력을 무기로 이용하려는 세력, 가족을 지키려는 부모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여정이 교차하며 드라마는 긴장감을 이어갑니다.

주요 캐릭터와 배우들

<무빙>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배우들의 막강한 라인업입니다.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을 단순히 화려하게만 그리지 않고, 인간적인 고민과 따뜻한 감정을 함께 표현해내며 드라마의 깊이를 더했죠.

  • 류승룡 — 장주원 역
    늘 웃는 얼굴 뒤에 아픔을 감춘 아버지 장주원. 그의 능력은 무한 재생이지만, 그 능력 때문에 오히려 수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류승룡 배우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묵직한 연기가 주원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 한효주 — 이미현 역
    총알보다 빠른 감각과 날카로운 판단력을 가진 전직 요원.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해 보이지만, 가족을 향한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합니다. 특히 아들을 지키려는 장면에서 보여준 한효주의 눈빛은 드라마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을 만합니다.
  • 조인성 — 김두식 역
    하늘을 나는 능력을 지닌 전설적인 요원. 오랜 세월 숨어 살아온 그의 삶에는 무게감이 깃들어 있습니다. 조인성 배우가 오랜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며 보여준 카리스마는, 시청자들에게 “역시 조인성”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죠.
  • 고윤정 — 장희수 역
    부상을 입어도 금세 회복하는 재생 능력을 가진 학생. 밝고 당찬 에너지 속에, 초능력을 가진 청춘으로서의 외로움과 성장통이 담겨 있습니다. 고윤정 배우는 특유의 순수하면서도 강단 있는 연기로, 부모 세대와 이어지는 ‘다음 세대 히어로’의 상징을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 이정하 — 김봉석 역
    하늘을 나는 소년이자 드라마의 중심 축. 평범한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큰 비밀을 품은 인물로, 첫사랑의 설렘과 초능력을 가진 청춘의 고민을 동시에 그려냅니다. 이정하 배우의 풋풋하면서도 진지한 연기가 봉석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이외에도 안재홍, 김성균, 차태현 등 이름만 들어도 믿음직한 배우들이 합류해 드라마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이들의 연기는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현실적인 드라마로 끌어내며, 시청자들이 작품 속 세계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감상 포인트

1. 한국적 슈퍼히어로물의 탄생

<무빙>은 단순히 초능력의 화려함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능력을 가졌다는 건 축복이 아니라, 때론 감추고 살아야 하는 짐이 되기도 하죠. 인물들이 능력을 숨기며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마치 우리가 각자 가진 특별함을 드러내지 못한 채 살아가는 현실 같았습니다.
“나만의 힘이 있지만, 괜히 드러냈다간 상처받을지도 몰라…” 하는 두려움, 그 미묘한 감정이 드라마 속에 진하게 묻어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초능력 이야기를 보면서도 이상하게 현실적이고 공감이 갔습니다.

2. 가족 드라마의 울림

<무빙> 은 사실상 가족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모 세대가 살아온 삶의 무게, 그리고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진 초능력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운명처럼 지워지지 않는 짐으로 그려집니다.
부모는 아이를 지키려 희생하고, 아이들은 그 안에서 정체성을 찾아가죠. 결국 이 드라마가 하고 싶은 말은 “초능력”이 아니라, 가족이 서로를 지켜내는 힘이야말로 진짜 능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울컥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차올랐습니다.

3. 영화급 스케일과 연출

OTT 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빙>은 거의 영화에 버금가는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화려한 CG와 압도적인 액션, 대규모 전투 장면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강렬했어요.
특히 공중에서 벌어지는 액션이나 초능력이 폭발하는 장면들은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OTT 플랫폼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개인적인 여운

<무빙> 을 보면서 어릴 적 제 상상이 괜히 특별한 게 아니었구나, 누구나 한 번쯤은 “나에게도 숨겨진 힘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구나 싶었어요.
특히 부모 세대의 서사를 보면서는 “힘이 있다는 건 축복이 아니라, 더 큰 책임을 짊어지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