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다크 인자가 만들어내는 깊은 블루 계열과,
무늬까지 바꿔 주는 오파린 인자 이야기를 나눴죠.
오늘은 그 흐름을 이어, 제가 직접 가족처럼 함께 지내고 있는
아쿠아 계열 퀘이커와 크로스오버 퀘이커를 소개하려 합니다.
책이나 자료에서 보는 설명도 흥미롭지만,
집사로서 매일 곁에서 지켜보는 색감과 성격의 매력은
그 어떤 공식 용어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오거든요.
아쿠아폴리디노, 메로나색을 닮은 첫째 윌리
우리 집의 첫째, 윌리는
‘아쿠아폴리디노(Aqua Polydino)’ 모프를 지닌 아쿠아 계열 퀘이커예요.
이 모프는 팰리드와 이노 인자가 함께 작용해
전체 깃털이 한층 밝고 부드럽게 표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윌리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가장 놀랐던 건
빛에 따라 달라지는 그 미묘한 색감이었어요.
순간순간 은은하게 비치는 연하늘빛,
거기에 햇살이 스치면 살짝 라임빛으로 바뀌는 느낌이
마치 봄날의 새싹이나 민트 잎사귀를 보는 듯했죠.
꼬리와 날개 끝으로 갈수록 은그레이로 자연스럽게 번져가는
그라데이션도 정말 매력적이랍니다.
이런 색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윌리는 아빠가 크리미노, 엄마가 블루팰리드 모프에서 태어났어요.
크리미노의 이노 인자와 블루팰리드의 팰리드 인자가 함께 섞이면서
윌리만의 부드럽고 맑은 아쿠아폴리디노가 탄생한 거죠.
책에서만 보던 유전 조합을 실제로 매일 바라본다는 게
집사로서 정말 신기하고 설레는 경험이에요.
사진으로 담아도 예쁘지만,
실제로 보면 훨씬 더 따뜻하고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 색을 볼 때마다 메로나 아이스크림을 꼭 닮았다 싶어
집에서는 아예 “메로나색”이라고 부르곤 해요.
친근하고 달콤한 그 느낌이 윌리의 성격이랑도 딱 맞아떨어진답니다.
다크 인자가 만들어 낸 깊이를 지닌 코발트 크로스오버, 윙키
둘째로 소개할 친구는 코발트 크로스오버 퀘이커,
바로 윌리의 짝꿍이자 제 둘째 윙키입니다.
크로스오버(Crossover)란 말 그대로
유전자가 교차되면서 기존 모프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색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해요.
윙키가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이 크로스오버에 다크 인자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에요.
다크 인자는 깃털 속 멜라닌 색소의 양을 높여
블루 계열을 한층 진하고 깊게 보여주는데,
윙키의 깃털은 바로 이 다크 인자가 만들어낸
코발트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푸른빛을 띠고 있답니다.
눈가를 따라 은은하게 도는 그레이 블루가
빛에 따라 잿빛에서 은빛으로 바뀌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죠.
특히 햇볕이 비칠 때면 파랑과 회색이 섞여 나타나는
신비로운 빛깔이 마치 한겨울 새벽 하늘을 보는 듯했어요.
단순히 유전자의 결과물만으로 설명하기엔 아까울 만큼
실물에서 주는 분위기가 깊고도 오묘합니다.
크로스오버의 다양한 세계
크로스오버라고 하면
윙키처럼 코발트 크로스오버만 있는 게 아니에요.
유전자 교차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다음과 같이 여러 색이 나올 수 있습니다.
- 블루 크로스오버 – 기본 블루 계열이 한층 세련된 색감을 띠며
은은하게 빛나는 파랑이 특징. - 아쿠아 크로스오버 – 아쿠아 계열 특유의 밝은 민트빛이
조금 더 깊게 표현돼 맑으면서도 은근한 분위기를 줍니다. - 머브(Mauve) 크로스오버 – 다크 인자가 한 단계 더 작용해
한층진한 그레이톤으로 블루끼가 거의 없어요.
이렇게 크로스오버는
같은 퀘이커라도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들어 내며
유전학의 재미를 한껏 보여 줍니다.
🌿 두 빛깔이 주는 일상의 행복
아쿠아폴리디노와 코발트 크로스오버는
둘 다 푸른 계열이지만 인상은 확연히 달라요.
- 아쿠아는 한눈에 봐도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연하늘과 연두가 살짝 섞인 색이
봄날의 민트 잎이나, 제가 부르는 ‘메로나색’처럼 산뜻하죠. - 코발트 크로스오버는 차분하고 세련됐습니다.
다크 인자가 더해져 깊고 묵직한 푸른빛 속에서
은근한 우아함을 풍깁니다.
같은 퀘이커지만
서로 다른 빛깔이 매일 보는 일상에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해 줍니다.
매일 아침 새장 문을 열며 두 친구와 인사할 때,
저는 이 독특한 색감 덕분에
작은 그림 전시회를 여는 듯한 기분을 느껴요.
윌리의 메로나색은 하루를 상쾌하게 열어 주고,
윙키의 깊은 코발트빛은 저녁 노을처럼 잔잔한 평화를 선물합니다.
마무리
다크 인자와 오파린 인자를 살펴본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집사로서 제가 직접 키우는
아쿠아 계열과 코발트 크로스오버 퀘이커의 매력을 전해드렸습니다.
책으로만 접했을 때는 단순한 유전자 조합처럼 보였던 모프들이
매일의 빛과 공기 속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저에게 이 두 친구는
그저 희귀한 색을 지닌 새가 아니라,
매일 다른 빛으로 마음을 물들이는 작은 예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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